벽은 다른 공간으로 통하는 전이체라는 개념을 표현하고 싶었다. 사람들은 `프레임에 갇혀있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네모난 프레임은 일종의 세상을 보는 프레임일 수도 있다. 사유하는 사람에 따라 자유로운 프레임이 되는거다. 프레임 안에서 펼쳐지는 세상은 전시장이라는 공간에 있지만 이것은 물리적인 벽일 뿐이다. 생각의 흐름에 따라서 심리적으로 얼마든지 확장하거나 내가 가지는 마음과 생각에 따라 바꿀 수 있다.
전시장 안쪽의 커다란 벽에 물방울 작품을 만들었다. 벽이지만 벽을 이용해 다른 공간과의 연결관계를 표현한 것이다. 오브제와 스티커를 통해 `벽`을 `통로`의 개념으로 바꿨다. 세상을 보는 프레임도 사유에 의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조각은 물리적인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에 VR을 매칭했을 때 훨씬 기가막힌 작품이 나올 것 같았다.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사람들의 반응도 굉장히 좋다. 우리가 보고 체험하는 물리적인 공간에 대해 가상현실은 작가로서 볼 때 현실을 뛰어넘은 상상의 공간일 수도 있는 것이다.
단순히 시각을 통한 VR을 넘어 VR을 통해 조각 안에 들어가거나 조각 자체가 움직이고 인터랙션하는 개념까지 진화시키고 싶다. 조각과 VR의 경계를 허물고 싶다. 그게 결국 프레임을 허무는 것이다. 미디어프론트와 함께 내년 봄에 열릴 전시회의 작품을 진행할 계획이다.